너무아픈사랑1 [시집 책갈피] 류근- 너무 아픈 사랑 너무 아픈 사랑 류근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, 라는 말 알아요?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.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,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장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,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2020. 10. 1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