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덕준3 [시집 책갈피] 서덕준 - 네온색 다이너마이트 네온색 다이너마이트 서덕준 눈을 감고 누웠는데 글쎄, 아니 정말 눈꺼풀을 내렸는데. 눈 앞으로 네가 불쑥 나타나 나를 쳐다봐. 너는 어떻게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나? 어떻게 이렇게도 아름다워? 눈물이 나는데도 너는 흐려지지 않지. 진짜 내 앞에 있다고 말해주면 안 돼? 사무치게 아름다운 그대야. 내 손잡아 줘, 같이 가자. 응? 내 꿈으로 같이 사라지자. 터지는 네온사인처럼. 반짝이는 물거품처럼. 2020. 10. 2. [시집 책갈피] 서덕준 - 달이 지는 속도 달이 지는 속도 서덕준 너의 숨을 사랑해. 바람의 한올 한올이 내 목숨보다 촘촘해. 물병에는 없던 파도가 일고 귓바퀴에서는 너의 선율이 보폭을 빠르게 해. 내 마음의 피복이 볏겨지지. 그대로 들키는 나. 달이 지는 속도로 아름다워지는 너. 2020. 10. 2. [시집 책갈피] 서덕준 - 꿈에 꿈에 서덕준 뛰어내리면 언 낯모를 엽서가 사랑을 속삭거릴 그런 자주색 세상의 절벽 끝에서 꿈에 나는 너의 쇄골에 귀를 대고 등을 쓰다듬고 너는 잃어버린 악보를 숨결로 연주하고 우리 왠지 짙은 사랑을 할 것만 같고 꿈에 너의 체온이 실화였으면 하고 너는 올이 촘촘한 감청색 스웨터, 테가 굵은 검정 안경 나는 전서처럼 그 품에 와락 안겨있고 꿈에 바람에 꽃들이 허공으로 나귀를 타고 꿈은 이렇게 서툴고 너의 머릿결과 호흡을 다 외우고 싶은데 우리 흑백이 되고 네가 없어지고 내가 저물고 꿈에 나는 마침표처럼 안녕을 말해야 하는데 지독하게 아름다운 그 꿈에 2020. 10. 2. 이전 1 다음